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재명 대통령이 첫 대면을 가졌습니다. 시 주석은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습니다”라며 한국 전통의 정을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갓 구운 황남빵을 보자기에 담아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선물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시 주석의 방한은 11년 만으로, 두 정상의 직접 만남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 주석은 후임 의장국에 대한 예우를 이유로 가장 마지막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예정 시각보다 15분 늦게 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차량 행렬 운영 과정에서 생긴 시차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 주석의 도착 소식을 듣고 다시 영접 장소로 나와 맞이했습니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곧 미소를 되찾으며 회의장으로 걸음을 함께했습니다. 시 주석은 “경주는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 매우 인상 깊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의장국 자격으로 각국 정상들을 맞이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는 약 20초간 악수를 나누며 짧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전날 회담을 가졌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도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았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참석한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에게도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했습니다.
경주의 고즈넉한 가을빛 속에서 시작된 이 첫 만남은, 황남빵 한 조각처럼 달콤하면서도 신중한 외교의 맛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