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름이 왔다. 에어컨을 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전기요금은 늘 고민이다. 그래서 올해도 필자는 선풍기를 꺼냈다. 하나는 4년째 쓰고 있는 신일 스탠드 선풍기, 다른 하나는 90만 원짜리 다이슨 공기청정 선풍기다.
가격만 보면 다이슨이 주력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공기청정 기능은 괜찮지만 바람의 성능은 기대 이하. 그럼에도 매년 여름이 오면 다시 꺼내게 되는 이 비싼 기기의 기능을 꼼꼼히 살펴봤다.
다이슨 선풍기는 세 가지 방법으로 조작할 수 있다. 본체의 버튼, 리모컨, 다이슨 앱이다. 하지만 본체의 버튼은 전원 조작뿐이기에 사실상 리모컨이 전부다. 리모컨은 자석으로 본체에 붙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앱을 사용하면 정보를 더 상세히 볼 수는 있지만 기능 자체는 리모컨과 다르지 않다.
디자인은 확실히 다이슨답다. 날개 없는 구조에 깔끔한 외관. 바람이 나오는 타원형 상단, 공기 유입 필터가 있는 하단, 전원 버튼과 원형 디스플레이가 전부다. 디스플레이는 컬러지만 터치 기능은 없고, 정보를 직관적으로만 보여준다.
다이슨 공기청정 선풍기의 기능 대부분은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이 모든 지표는 디스플레이에 간단히 나타나며, 앱을 통해 더 자세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선풍기로서의 기능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자연풍이나 수면풍은 없다. 단순한 바람, 그것뿐이다. 최고 단계의 바람도 일반 선풍기의 ‘중’ 수준. 기대한 만큼의 시원함은 없다.
사용자의 생활 속에서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필자는 거실에서 식탁까지 에어컨 바람을 유도하거나, 자는 동안 선풍기 바람을 쐬는 용도로 쓴다. 무게도 가볍고(2.83kg), 이동이 쉬워 여러 공간에서 유용하다.
청소는 간단하다. 하단 필터 부분에 붙은 먼지를 닦아주면 되고, 상하 분리도 쉬워 내부 모터도 관리 가능하다. 조립 또한 설명서 없이도 가능할 정도로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다시 꺼내게 될까
바람은 아쉽지만, 디자인과 공기청정 성능은 인정할 만하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날개 없는 구조는 분명한 장점이다. 가격에 비해 실속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믿고 매년 꺼내게 된다.
만약 선풍기와 공기청정기를 동시에 찾고 있다면, 그리고 공간과 안전성, 디자인을 중요시한다면 이 제품은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시원한 여름을 원한다면 일반 선풍기나 에어컨이 더 정답일 수도 있다.
다이슨 선풍기는 어쩌면 바람보다는 ‘공기’에 더 집중한 기기다. 그래서 시원한 여름보다는, 맑은 실내를 원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